그토록 간절했던 '최종 합격'이라는 단어.
정말 기쁘다.
원래는 이 소식을 받자마자 바로 작성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내게 정말 은사님이 되주신 교수님과의 면담 후에 작성하고 싶어서 뒤로 미루었는데,
교수님이 일본 출장가시고 돌아오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흑
정말
'교수님 덕분에 제가 이렇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라고 간절히 외치고 싶었는데.
너무 감사하다.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모습도 너무 좋다.
그 내색없으신 아버지의 은연중에 풍기는 기쁨의 분위기와 울어버리신 어머니.
이렇게 내색않고 기다리셨구나를 다시 한번 알게 된다.
항상 마지막에 떨어져서 힘들어했던 내 모습을 보면서 묵묵히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출근까지 이제 일주일남았다.
원래의 목표는 조금 시간이 있다면 해외여행을 진득히 돌아다니고 싶었다.
특히 유럽여행.
많이 기다린 시간이었지만
비록 그럴 수 있는 시간은 없지만 뭐 상관없다.
혼자보는 여행도 좋지만, 역시 나는
혼자하는 여행보다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하고 같이 하고 싶다.
돈 많이 모아야지.
이제 드디어 부모님에게 의지하던 시간은 모두 끝났다.
이젠 내가 내 스스로 몸을 챙기고, 아파도 버티고, 보살핌받는 입장에서 보살펴주는 사람이 된다.
이것이 가장 무섭지만 이젠 무섭다고 피할 수가 없다.
더욱 좋게 변하는 수 밖에.
학점 1.6에서 판교까지.
푸흐흐 진짜 힘들었다.
학창시절 내내, 학업보다 내 꿈이 무엇인지 찾아나갔던 시간들.
어떻게보면 조금만 더 유도리있었다면 조금 더 높은 학점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수업도 학점을 못받더라도 정말 듣고 싶은 과목을 듣고 싶어서, 영어가 안되도 영어 수업을 들었고.
과제도 내가 한게 아니면 내키지 않아서, 도움을 받으면 제출하지 않았다.
바보 멍청이다.
나는 진짜 고집쟁이였다.
학점이 조금만 더 높았다면 이렇게 돌고 돌아서 안왔을까?
이제야 알게된 거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저 고집이 날 여기까지 이끌었던 것 같다.
왜냐면
저 고집이 정말 포기하고 싶고, 타협하고 싶고, '되는대로'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때에도
나를 지탱해주게 만든 것.
포기하지 않도록 만든 것.
계속 진취적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것.
그것이 바로 내 스스로 고집이었으니까.
이 고집이 나의 신념이 될 수 있을까.
그래도 이 고집을 남에게 부리진 말자. 오직 내 스스로에게만.
여전히 합격 여부에 관계없이 아침에 도서관에 온다.
이제는 이 공간이 너무 좋다.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위해서 쉴새없이 불태우는 노력의 잔재들.
그 흔적속에 있는게 좋다.
오늘 마지막 출석스터디를 참석했다.
그 암담했던 순간, 정말 다 포기하고 싶었던 그 때 지푸라기 겸 신청했던 것.
이제 많이 지난 줄 알았는데 아직 2달도 안됐네.
도저히 혼자로는 못버틸 것 같아서 신청했던 이 모임에서 이제는 1기 졸업생이다.
마지막 아침 송별회겸으로 만나 인사를 나눈다.
좋다.
어떤 모임을 시작해서 이렇게 깔끔하게 나가게 된 적은 없었는데 처음이다.
그래서 마음에는 조금 더 뭔가 유익한 무언가가 단단해지는 느낌이다.
이번 주 목요일 날, 영화스터디도 마지막으로 보고나서 인사를 나누면 정말 실감이 될 듯하다.
작은 마무리
다음 주엔 어떤 삶을 살고있을까.
재밌겠다.
그리고
끝 아니고 쉴 때 아니란 거 알자.
이제는 능력만 죽도록 키워야할 때.
신입에서의 3년을 어떻게 보내는 지에 따라 평생이 바뀐다고 했지.
이제 시작이니까 방심하지마.
반드시 미래를 여는 세대가 되자.
앞으로 SW를 중학교때부터 배우고 오는 얘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
끝없이 발전하자.
대가가 될 때까지.
운좋게도 오늘 교수님과 전화 통화가 되어서 교수님을 뵜다.
5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활력이 넘치신다.
고집있으시고 완고한 모습.
후후후.
진짜 내 졸업식 개인 축사를 해주셨다.
그래 내 행복이 우선이지.
정말 취직하고 달려와서 얘기해드리고 싶었는데, 좋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교수님 덕분에 프로그래머의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종종 안부 메일 보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방금 이 글을 작성하다 친구가 와서 잠깐 밖을 거닐었다.
항상 도서관에 있다가
오늘만큼은 학교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이제 이 풍경을 이 감성으로 바라보는 것이 마지막이 되겠지?
학교 정원 아래에서 발견한 빨간 단풍.
뭔가 가려보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저 모습 너무 이쁘다.
지금의 추억을 모두 담아서 사진을 찍었다.
내 학창 시절을 추억할 때면 항상 떠올라라.
그럼 이제 다시 시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