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는 정말이지 날씨가 너무 좋았다.
정말 청명하게 내리는 날씨의 분위기는
도서관을 나와서 돛자리를 펴고 잔디밭에 누어 바람을 만끽하고 싶게 만들었다.
와 너무 좋드라.
그래서 어제는 곳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밝고 높은 하늘의 정경은 정말 퀭한 마음에 햇살을 돋게 만든다.
그런데 내가 찍는 대부분의 사진은 하늘이다.
오늘은 엉뚱한 생각을 했다.
항상 하늘 사진을 찍지만, 만약 1년 내내 하루에 한 번씩 도서관에서 하늘 사진을 찍고
나중에 이들을 사진첩에 모아 하나씩 감상한다면
하루 하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는 이 하루들의 기억이 조금은 살아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다.
그리고 이건 또 멋지다고 생각해서 찍은 하늘의 모습이다.
참 하늘의 변화무쌍함은 사람을 그저 경이롭게 만들어 참 초라하게 만든다.
그리고 초라해진 내 모습에서 내가 품던 걱정이나 고민역시 초라해지는 것을 느낀다.
누가 만들었을까, 이 하늘을.
만약 신이 만들었다면, 처음 세계를 꾸밀 때, 땅을 배치하고 바다를 채우고 그리고 이 하늘에 대해서
어떤 고민을 하고 올려놨을까.
그리고 오늘 아침의 날씨는 정말 우중충했다.
그리고 비가 왔다.
어제랑 다르게 굉장히 가라앉은 아침의 시작이었다.
다행히도 빠르게 비는 그쳤고, 다행인가,
다시 청명해졌다.
그러니 정말 좋았던 어제 날씨보다 오늘이 더욱 좋았다.
비가 왔기에 곳곳에 가득한 습기들이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고 내 주변에서 쉴 새없이 부딪히고 증발하면서 느껴지는 그 서늘함과
서늘함이 몰고온 풀냄새와 바람 향기는 정말 쾌적하게 만든다.
친구랑 산책하면서 이런 얘기를 나눴다.
정말 요즘 함께 공부하는 이 친구가 아니었으면 정말 외로웠을 것 같다.
이렇게까지 못 버텼을지도 모른다.
힘들 때는 혼자인게 편했었는데, 어느새 함께있다보니 혼자가 싫다.
다시 공부를 했다.
내일 면접 준비.
확실히 코딩 공부가 아니니까 집중이 잘 안된다.
그런데 그렇게 필기테스트일 땐, 인터넷에 찾아도 찾아도 해결법 모색이 쉽지 않던 문제가
아주 오래전, 아무 생각없이 샀던 책에서 그 해결법을 찾았다.
그래서 빠르게 면접 준비를 마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얼추 준비를 끝마치니 좀 음악이 듣고 싶었다.
요즘 하도 이어폰을 끼고 음악만을 들어서인지 오른쪽 귀가 잘 안들렸다.
그래서 몇 일간, 귀를 쉬게 해주기 위해서 이어폰을 쓰지 않았더니 어느새 감정이 조금 메말랐었나 보다.
그렇게 음악이 듣고 싶었던것 보면.
음악을 들었다.
기분이 조금 내려앉았다.
도서관 밖에 나가서, 항상 거닐던 곳에 서서 멍하니 앞을 바라봤다.
낙엽이 도처에 쌓여있고, 빛이 나뭇잎 틈새로 비치는 정경.
단풍이 물들어가고 있는 잎들의 바람을 타고 움직인다.
지나가는 몇몇 사람들을 구경하고,
달리는 차를 보고,
뒤에서 들리는 대화 소리도 들었다.
그런데 그랬었는데, 어느 순간 30분이 지나가있드라.
단순히 멍하니 서서 앞만 보고 있었는데.
마치 환상을 본 것 같다.
아주 잠깐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도서관에 앉았다.
다시 집중한다.
그리고 내일 면접을 위해 겨울 양복을 사자는 어머니 전화가 왔다.
사러갔다.
사면서 내 옷도 함께 샀다.
마침 반값 세일이기에 맘껏 옷을 사니, 기분이 조금 풀렸다.
부모님은 약속 장소로 가시고,
집에 왔다.
핸드폰을 들었는데, 과거에 첫 시작하게 해준 기업에서 연락이 왔다.
결과는 탈락.
안되나보다.
다시 다운된다.
하지만 저녁 8시에 발표를 하다니, 아직 열심히 일하고 있으실 모습에 조금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기분은 씁쓸했다.
오늘 하루의 마침표는 이렇군, 그럼 내일 면접을 위해서 조금 쉴까.
라고 생각하던 참이다.
다시 메일이 왔다.
정말 최선을 다했던 기업에서 연락이왔다.
그렇게 기회를 갈구했던 곳.
정말 오랜만에 떨리드라.
버튼을 누르기 전에 생각했다.
이 기회를 얻었던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떨어지면 다시 하면 되는 거라고 아주 잘 안다고 스스로 독려하고 다짐했다.
그래도 무서웠다.
눌렀다.
...
정말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할 수 있었구나.
아직.
정말 감사했다.
씻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 일기를 쓰러왔다.
센치해질 일이 이제 몇 번 없다고 생각해서 일기 쓸 일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네.
환호, 희열.
올 해, 두 번째였다.
결과는 언제나 모른다.
계속 진행중일 뿐이다.
그래도 오늘 이 눈 앞의 결과를 보면서,
내가 꾸준히 해왔던 것들의 대한 증명.
이루어냈다는 감각.
그것이 솟았다.
정말 다시 자존감이 떨어지기 직전에.
그래서 잊지말자.
결과가 어떻게되든,
이것으로 만족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지만,
정말 최선을 다하자.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있지만 그 속에서도 또 최선을 다하자.
계속 무너지지 않고 할 수 있다는 마음만 가지자.
그리고 시작은 내일 면접부터.
계속 앞으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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