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해냈다.
다른 어떤 것보다,
지금 이 시간에 이 글을 쓰고 올리고 있는 내 모습이 뿌듯하다.
시험은 재밌었다.
생각하고 고안하고,
아쉬운 부분도 분명있지만,
시험의 결과보다도
슬픔도 목표도 모두 무뎌졌을 때,
내 의지만으로 여기 이렇게 앉아있을 수 있는게,
이것이 가장 크다.
정말 어제는 너무 힘들었다.
그동안 쉬지 않고 움직였기에 모두 소모해버린 체력.
시험 날의 긴장과 기차 자리가 없어서 입석으로 2시간 씩의 왕복.
하필 비가 내려 노트북과 책이 담겨있는 가방은 더욱 무거워졌고,
혼자있다는 외로움까지 몰려든 하루.
그리고 역시나 오늘 아침이 다가왔을 때,
새벽동안 추적추적 비가 내려 평소보다 어두운 하늘,
이럴 때면 더욱 자고, 추억에 빠져버리고 싶었지만,
분명한 것은 그 때 그 순간이 무척 중요한 분기라는 것을 알았다.
오늘 아침 피곤함에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면
어쩌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버렸을지도 모른다.
똑같이 적당한 삶, 순간 순간의 재미만을 살던 때로.
곁에서 쉴 새 없이 흐르는 시간의 강물을 느끼지 못하고
어영부영 살았던 시절의 형태로.
2018년 현재
또 까먹고 어영부영 살고있었네